두 물이 합하여 흐르는 곳을 만나 배를 걸매 이물은 부딪쳐 움직일 수 없이 붙고 고물은 큰 물결에 깨어져 가니 군인들은 죄수가 헤엄쳐서 도망할까 하여 그들을 죽이는 것이 좋다 하였으나 백부장이 바울을 구원하려 하여 그들의 뜻을 막고 헤엄칠 줄 아는 사람들을 명하여 물에 뛰어내려 먼저 육지에 나가게 하고 그 남은 사람들은 널조각 혹은 배 물건에 의지하여 나가게 하니 마침내 사람들이 다 상륙하여 구조되니라(행 27:41-44)

바울이 로마로 배를 타고 압송되어 가던 중 유라굴로 라는 광풍을 만났습니다. 선원들이 배와 승객을 버려두고 도주를 선택할 만큼 폭풍은 심각했습니다. 이로 인하여 배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수 일을 굶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바울은 그들 가운데 서서 말했습니다. 안심하십시오. 우리는 단지 이 배만 잃을 뿐 한 사람도 목숨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천사가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황제 앞에 서야 하기에 나와 함께 항해하는 모든 사람들의 목숨도 나에게 맡겨주시겠다, 하셨습니다. 그러니 용기를 내십시오. 나는 하나님을 믿습니다.

이러한 하나님의 약속대로 배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한 사람도 죽음을 당하지 않고 무사히 다 가까운 섬 멜리데에 상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헤엄칠 줄 아는 사람들은 헤엄을 쳐서, 헤엄치기 힘든 사람들은 널조각이나 배의 물건들을 의지해서 생명을 건지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바로 이 장면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의 특별함을 보게 됩니다. 우리의 생각에 하나님의 약속대로 위기에서 구원을 받는다면 풍랑이 기적적으로 그치든지, 배가 신비로운 방법으로 항구에 무사히 도착하든지 하는 것이 더 전능자의 인도함을 받는 모습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구원은 너무나도 일반적이고 심지어 초라한 모습인 것을 봅니다. 헤엄쳐 살아나고 배에서 버려지거나 조각난 물건들에 매달려 살아나는 모습은 우리가 살다 경험하는 일반적인 모습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기억해야 할 것은 이것입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또한 그 하나님이 약속을 지켜내실 때는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시는 분이라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인간들이 생각하기에 그렇게 대단한 방법이 아니라 생각할지 모르는 것까지도 하나님이 일하시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