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도하는 곳에 가다가 점치는 귀신 들린 여종 하나를 만나니 점으로 그 주인들에게 큰 이익을 주는 자라 그가 바울과 우리를 따라와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은 하나님의 종으로서 구원의 길을 너희에게 전하는 자라 하며 이같이 여러 날을 하는지라 바울이 심히 괴로워하여 돌이켜 그 귀신에게 이르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내가 네게 명하노니 그에게서 나오라 하니 귀신이 즉시 나오니라 여종의 주인들은 자기 수익의 소망이 끊어진 것을 보고 바울과 실라를 붙잡아 장터로 관리들에게 끌어 갔다가 상관들 앞에 데리고 가서 말하되 이 사람들이 유대인인데 우리 성을 심히 요란하게 하여 로마 사람인 우리가 받지도 못하고 행하지도 못할 풍속을 전한다 하거늘(행 16:16-21)

능력은 한 여인에게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녀의 신분은 그녀가 가진 능력과 대조적입니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부림을 받는 종이라는 신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으로 인하여 그녀의 능력은 그녀에게 그리 큰 도움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 정도 대우는 받는 종이었을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여전히 종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귀신들린 여종과 주인과의 관계를 보며 아이러니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분명 능력은 있는데 그 능력이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사람의 필요나 욕심을 채워줄 뿐인 것을 보면서 그 능력이 과연 그녀에게 필요한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녀의 능력은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에 그리 도움이 되지 않는 능력이었습니다. 능력으로 그녀는 바울과 일행에게, 이 사람들은 지극히 높은 하나님의 종으로서 구원의 길을 너희에게 전하는 자라고 선포했습니다. 분명 그 선포는 거짓이 아니라 진리에 가까운 선포였지만 바울이 그녀의 선포를 심히 괴로워했던 것으로 보아 그것은 하나님의 나라와 복음에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이 확실합니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하나님으로부터 온 능력이 아니라면 그것은 결과적으로 하나님을 대적하고 방해하는 능력입니다. 그러기에 능력은 위로부터 입어야 합니다. 사람으로부터 온 능력, 세상으로부터 온 능력, 더욱이 사탄으로부터 온 능력은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삶을 더욱 황폐하게 만들고, 종이 되게 만들며, 더 나아가 하나님을 대적하게 만드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